이 사건은 오래전 어떤 사건 프로그램에서 접한 적이 있었습니다.
마침 기억이 나서 올려봅니다.
1990년 6월 2일 송파구의 아파트에서 일가족3명이 죽어있는채 발견이 됩니다.
사건 당일 새벽 6시경 숙취로 인한 갈증으로 남편은 아내를 불렀는데
대답이 없자 잠이 깨보니 자신의 옆에 피투성이 된 칼이 보입니다.
불길한 마음에 거실로 나가자, 거실에는 피투성이가 된채 아내가 죽어있었고,
아이들 방에도 9살난 아들과 11살 난 딸도 피투성이 된채 죽어 있었습니다.
침입한 흔적이 없는 걸로 보아 내부의 소행으로 보고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받은 남편에 대한 조사가 이뤄졌지만
남편은 전날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전날 싸우는 소리를 들었다는 경비원의 증언과 거실에 몸싸움을 벌여서
흩어진 탁상시계와 머리핀이 떨어져 있었고, 유일한 생존자인 남편 옆에 놓인 칼은
누가 보아도 범인이 남편으로 보여지는 상황이였습니다.
부검 결과 부인은 방어흔이 없이 가슴과 복부에 14번의 칼에 찔렸고, 9살 아들은 칼로4번,
젓가락으로 9번 팔과 다리에는 공격을 막은 방어흔이 보였으며, 11살의 딸은 칼에 3번찔린 자창이
있었으며, 가슴을 통과한 칼은 등까지 뚫릴 정도로 깊은 상처였고, 딸의 왼손과 오른팔에도
방어흔이 발견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수사가 진행될수록 사건이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게 됩니다.
칼에서 발견된 아내의 머리카락, 안방 손잡이에선 아내의 혈흔, 아들의 손에 남아있던
아내의 머리카락. 그리고 아내의 몸에 있는 칼에 찔린 자국은 모두 같은 방향으로
찔려 있었다는 점, 또한 남편의 의상이 흰바지와 흰셔츠였지만 핏자국이 없다는 점,
손을 씻게 하니 오랫동안 손을 씻지않아 땟국물이 흘러 나왔다는 점이 의아했습니다.
당시 부검의인 이정빈씨는 부검결과 아내의 몸엔 주저흔이 전혀 없고,
그대로 일직선으로 찔린 방향이라고 합니다.
아내를 찌른건 다른 누군가가 아닌 아내 본인이였던 것이였습니다.
이들에게 불화가 생긴 이유는 아들이 초등학교에서 받아온 혈액형 검사는 A형 이였습니다.
이들 부부는 모두 O형이였습니다. 이때부터 남편은 아내의 외도를 의심하며 아내가 운영하는
약국 근처에서 잠복을 하며, 아내의 모든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기에 이르며, 또한 아들에게도
마찬가지로 냉대와 폭언이 쏟아집니다.
사건 당일 만취한 남편은 그날 역시도 아내에게 폭언을 하며 물건을 집어 던졌고,
남편이 안방에서 쓰러져서 잠들자 아내는 결심을 합니다
칼을 들고 아이들을 죽인 후 자기 자신에게 칼을 찌릅니다.
자신의 복부와 가슴에 칼을 14번 내리 찔렀고, 목숨이 끊어지기전 안방으로 가서 칼을 남편옆에
내려놓은 뒤 거실에 나와 쓰러져 죽음에 이르게 됩니다.
그동안 내가 이렇게 칼에 찔리는 고통을 당했어.
특히 내 막내는 수도없이 그런 고통을 당해야 했어.
그런 사건 속에서 맨 마지막 칼은 칼의 주인을 찾아간 거죠.
<정신분석학자 김서영>
그렇게 남편은 누명에서 벗어났지만 그 이후 황당하고 안타까운 진실이 드러납니다.
혈액형 검사 결과 남편의 혈액형은 O형이 아닌 A형 이였습니다. 남편은 초등학교와
군입대 시절 O형이 나왔고 평생 자신은 혈액형이 O형으로 알고 살았습니다.
혈액형 검사의 오류가 만들어낸 어이없고도 안타까운 참극은
한편 왜 가족들은 이런 사건이 터지기 이전에 적극적인 혈액형 검사라던지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그때 내가 오래전에 접했던 프로그램이라 맞는 기억일지는
모르겠는데 아무튼 당시 남편이 계속 거부하고 아내를 불륜녀로 몰아가며 정신적인 핍박을 두었기 때문에
아내 역시도 계속 그렇게 그 상처속에 노출되어 곪아 터진거고, 남편의 일상적인 폭언과 냉대는
그녀에게 정상적인 사고회로를 멈추게 한거라고 했던걸로 기억이 납니다.
그녀는 자신의 목숨과도 같았던 아이를 해치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요..
얼마나 고통스러우면 이런 일을 벌였을까
심정이 이해가 가면서도 참 한편으론 구지 아이들까지 그랬어야 했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저도 학창시절 과학시간때였나 피를 소량으로 뽑아 색변화에 따라 혈액형을
알아내는 주제였는데 그때 O형으로 나왔었거든요. 근데 스무살 무렵인가
우연히 병원검진을 하면서 그때까지 제대로 된 혈액검사를 해본적이 없어서
호기심에 했었는데 최종 A형으로 나왔었거든요.
이 가족도 남편이 한번 양보해서 가족들에게 객기부리는 대신에 제대로된 검사만 했어도
이런 일은 없었을텐데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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